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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European Pressphoto Agency>

오랫만에 남기는 글이 정치 이야기라 슬프지만, 지금 생각을 남기고 싶어서 들어온다.
(참고: nytimes 기사, Seoul Votes a Chaotic Yes to Free Trade With U.S.)

어릴 때 애들끼리 싸우는 걸 뜯어말리고 나면 제일 먼저 듣는 말이 "쟤가 먼저 그랬어"다. 그랬다고 너도 그렇게 밖에 대꾸 못하냐...는 게 보통 어른들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이다. 여당이 하는 말이 딱 그렇다. "쟤들이 먼저 회의장을 강제 점거하고 떼썼어." 그럼 우리가 할 말은 "그래서 너도 그렇게 한심하게 날치기로 대응한 거야?"

지금 내 주변의 인터넷 - 젊고, 진보적이고, 열정적인 - 은 분노로 가득차 있다. 날치기 통과는 매국이고 최루탄 투척은 의로운 사투였다고 여기는 듯하다. 어떻게 날치기로 FTA처럼 크고 중요한 비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느냐. 절차를 싸그리 무시했다. 나라를 망치는 비준안이다.

맞는 말이 많다. 날치기는 민주주의의 규칙을 무시한 성급하고 졸렬한 행동이었다. 민주당의 말을 빌리자면 "폭거"다. 그것도 맞다. 여당의 행위는 경솔하고 한심하다. 국가의 중대사를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통과시킨 범죄에 가까운 행동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야당이 정말 여당을 손가락질할 자격이 있을까?

이 한숨 나오게 부끄러운 사태는 야당이 시작했다. 단지 자신들이 반대하는 사안이 통과될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회의장을 물리적으로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고, 이 또한 범죄에 가까운 행위다. 협상은 하지 않고 강경 노선만을 택했다. 자신들의 집권 하에 처음 추진한 사안을 놓고 이제 와 갑자기 나라를 말아먹는 일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현 정부 들어서 몇가지 변경 사항이 있었겠지만,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그 본질을 뒤집을 정도의 변화들인지는 의문이다.

한마디로 자신들만 옳다는 오만하고 독선으로 가득찬 정치 의식의 표출이다.

만약 모든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규칙을 지켰다면 이 비준안은 진작에 정상적으로 처리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정상적인 표결을 거쳐 현재 다수당인 여당의 승리를 끝났을 것이다. 동의하든 안하든, 그게 현재 국회의 구성을 봤을 때 가능성이 높은 결과고,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 현주소이다. 거기에 반대하면 정치적으로 접근을 했어야 한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FTA에 반대한다면, 이후에 선거로 그 지지자들을 응징할 것이다. 그런 민심이 진정으로 있다면 그걸 이용해 반대를 하는 것이 옳다. 더 좋은 접근 방식은 어떻게든 협상을 하고, 타협을 하고, 자신들을 지지하는 여론이 있다면, 그걸 이용해 원하는 바를 어느정도 반영하는 것이다.

야당이 말하기를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한다. 여당의 작태가 "독재 파시스트 국가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야당의 물리적인 회의장 점거 또한 민주주의를 파괴시키는 폭력 행위고, 최루탄을 터뜨리는 건 스스로가 깡패와 다름없음을 자인하는 것 아닐까?
2011/11/22 23:38 2011/11/22 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