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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결혼하게 놔둬라

생각 | 2010/08/05 17:32 | mosa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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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YTimes> 동성애자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 아래에서 환호하는 사람들


California 연방 법원(district court)에서 오늘 동성 결혼을 허용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오랫동안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문제에서 저울추가 또 살짝 기운 셈이다.

이전까지 캘리포니아에서는 동성 간의 결혼이 금지되고 있었다.

2008년에 실시한 주민 투표에서 52.3%의 지지를 받아 통과한 법(Proposition 8)이 동성 간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캘리포니아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 중 하나인 데다 동성애자가 많기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단체들과 기독교 세력의 기부, 광고, 지원 사격이 진보적인 동성 결혼 찬성론자들을 가까스로 물리쳤던 것이다.

이 Proposition 8이라는 법안이 통과되기 전 6개월 동안의 기간에는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에 의해 동성 결혼이 인정되고 있었다. 법원에서 내린 결정은 개인의 성 정체성을 이유로 나머지 사람들과 다른 대우를 하는 법안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동성 커플도 결혼을 할 헌법 상의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기간동안 18,000여 쌍의 동성 부부가 생겨났다.

즉, 동성 결혼에 대해
1. 캘리포니아 대법원: 허용 --> 2. 캘리포니아 주민 투표: 반대  -->  3: 연방 법원 (캘리포니아 지부): 허용.

이런 식으로 왔다갔다 하고 있는 상태다.

동성 결혼은 인권, 전통, 윤리, 정책 주와 연방의 권한 분리 등 주요 사안이 워낙 많이 얽혀있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결정이라 몇년 이내로 연방 대법원(US Supreme Court)까지 갈 것이라 다들 예상하는데, 어떻게 정해질지 궁금하다. 대법원에서 판결을 내리면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 적용되는 법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대법원은 살짝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데, (5:4 정도) 보수적인 대법원 판사 중 한 명이 은퇴해 그 공석을 오바마가 지명한 사람이 채울 경우,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이 내려질 확률이 높아진다.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렇게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거꾸로 현재 대법원의 구성 그대로 투표에 부쳐질 경우, 동성 결혼이 금지될 확률이 살짝 높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이 서로 사랑한다는데 결혼하지 못하게 일부러 막아서는 이유는 무지 혹은 종교 뿐이라 생각한다. 성적 소수자를 제대로 알고 지낸 적이 없어 마냥 이상한 존재로 보는 경우가 무지이다. 자신과 달라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잘못되었을 거라 단정 짓는 것이다. 또 종교는 절대적인 진리 체계이기 때문에, 독실한 신도로서 자신이 믿는 바에 충실하며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법으로 동성 결혼을 막을 이유는 못된다.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고, 특이한 경우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개인이 선택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어릴 때부터 요리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거나, 자연스레 하얀 옷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듯이, 동성애자들은 알 수 없는 요인에 의해 그렇게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이라기보다는 성 "정체성"인 것이다.

나만해도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자인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자란 탓인지, 아직도 동성애자를 보면 뭔가 특이한 듯한 느낌이 들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다르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어 살아갈 권리를 박탈하고 싶지 않고, 정부가 간섭할 일 또한 아니다.

그리고 동성애자 친구 (남자, 여자 모두) 여러 명과 이제 알고 지냈는데, 이들을 보고 있으면 이들이 과연 이성애자로 억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본인들의 정체성에 대해 확고하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선택"한 게 아니다. 선택이라고 한다면 단지 자신의 정체성을 공개하거나 공개하지 않은 것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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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YTimes> 솔직히 나도 이런 사진 보면 좀 이상하고 내가 저 상황에 있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하지만 본인들이 행복하다는데... 어쩌면 저들은 이성과 입맞추는 상상이 이상하거나 거북할지도 모른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음 기사들을 읽어볼 것:
1. http://en.wikipedia.org/wiki/In_re_Marriage_Cases
  캘리포니아 주 법원 판결

2. http://en.wikipedia.org/wiki/California_Proposition_8_(2008)
  캘리포니아 주민 투표로 결정된 법안

3. http://en.wikipedia.org/wiki/Perry_v._Schwarzenegger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 판결. 피고가 캘리포니아의 영화배우 출신 주지사임을 알 수 있다.

- 관련기사
http://www.latimes.com/news/local/la-me-gay-marriage-california-20100805,0,2696248.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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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궁금해할 사람을 위해 참고로 미국의 사법 기관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미국의 법원은 주법원과 연방법원이 분리되어있다.

주마다 소송법원, 항소 (고등) 법원, 대법원이 있어 3심제로 운영되고, 연방 법원에도 같은 식으로 district court, appellate court 그리고 "Supreme Court"의 3단계가 있다. 주 법원은 각 단계의 법원을 부르는 명칭이 주마다 달라서 영문명으로 표기하지 않았다.

특정 주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부 주 법원의 권한 아래 있고, 특정한 경우에만 연방 법원이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주와 연방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고, 주 법원을 모두 거친 후 연방 법원을 거쳐서 6심제가 되는 게 아니다.

연방 헌법 상의 문제가 중요하게 얽혀있거나, 서로 다른 주 소속의 사람끼리 소송을 하는 경우 등에는 연방 법원에서 소송을 할 수도 있고, 주 내에서 벌어지는 일은 일반적으로 각 주의 법원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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